힉의 법칙이란
1952년 심리학자 윌리엄 힉과 레이 하이먼은, 사람이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선택지 개수의 로그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.
RT = a + b · log₂(n + 1)RT 반응시간 · n 선택지 수 · a 기본지연 · b 선택지당 처리비용
핵심은 log₂입니다. 선택지를 2개에서 4개로 늘려도(2배) 시간은 2배가 되지 않고 일정량(약 1 bit)만큼만 늘어납니다. 사람은 선택지를 하나씩 훑는 게 아니라 반씩 좁혀가며(이분 탐색처럼) 판단하기 때문입니다. 방금 측정한 막대들이 계단처럼 완만하게 올라갔다면, 그게 바로 로그 관계입니다.
안전보건 현장에서는
힉의 법칙은 제어판·경보·비상 절차 설계의 뼈대입니다. "필요한 걸 다 넣자"는 좋은 의도가, 정작 긴급할 때 사람을 멈추게 만듭니다.
- 비상정지·소화 설비: 급할 때 눌러야 할 버튼이 수십 개 중 하나면 찾다가 늦습니다. 비상 제어는 수를 줄이고, 크게, 눈에 띄게.
- 제어실 HMI: 한 화면에 조작 대상이 많을수록 오조작·지연이 늘어납니다. 계층 메뉴로 한 번에 보이는 선택지를 줄이는 설계가 유리합니다.
- 비상 대응 절차서: 분기 조건이 많은 매뉴얼은 현장에서 무용지물이 됩니다. 가장 흔한 3~4개 경로를 앞세우세요.
- 표지·유도: 대피 경로 안내에 선택지가 많으면 혼란이 커집니다. 갈림길마다 방향은 하나로 명확히.
설계 원칙: 숙련·훈련으로 기본지연(a)은 줄일 수 있지만, 선택지 자체가 많으면 로그 비용(b)은 남습니다. 선택지 수를 줄이는 설계가 근본 대책입니다. 단, 무작정 줄여 단계를 깊게 만들면 다른 비용이 생기니 균형이 필요합니다.